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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바 경영` 도입 벽산, 실적 순항중 | |||
Hit60854 | Writer벽산 | |||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건자재업체인 벽산의 김성식 사장(45·사진)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고심끝에 김 사장은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항공(JAL) 명예회장 겸 교세라 명예회장의 ‘아메바 경영’을 도입하기로 했다. 아메바 경영은 조직 구성원들을 작은 집단으로 나눠 ‘각자도생’하도록 운영하는 경영방식이다. 연체동물인 아메바처럼 필요에 따라 분리되기도 하고, 합쳐질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 집단별로 매일 ‘시간당 채산표’를 만들어 돈의 흐름을 시시각각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 사장은 이나모리 회장의 주장대로 집단을 나누고 ‘일일결산 시스템’을 적용했다. 국내 대부분 업체들이 분기 혹은 월말 결산을 하는 것과 전혀 다른 방식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결산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고 반발하는 일부 직원도 설득해야 했다. 이 때문에 시스템이 정착되는 데 4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지난해 말에야 회사 전체로 확대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국내 건설경기가 나날이 나빠지고 있었지만 벽산은 매년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매출 2528억원, 영업이익은 209억원에 달했다. 1958년 설립 이후 사상 최고 실적이다. 김 사장은 “시스템 도입 이후 비용이 대폭 절감되고 회계 투명성이 높아져 좋은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 펜 하나, 클립 한 통을 구매하더라도 관리부서의 결재를 받도록 했다. 문구용품에 지출되는 비용이 많진 않지만 ‘마른 수건이라도 쥐어짜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1958년 설립된 벽산은 단열재, 천장재, 외장재 등 건자재 한우물을 파왔다. 김 사장은 김희철 벽산건설 회장의 장남이며 2005년 벽산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그는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일본 건자재업체 닛토보우세키(日東紡績)와 미국 보스턴컨설팅 그룹에서 일하기도 했다. 벽산이 내실 있게 성장하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주력 제품인 ‘그라스울과 미네라울’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기질 단열재인 그라스울은 파유리를 이용해 만든 것이며 미네라울은 규산 칼슘계의 광석을 고온에 녹인 제품이다. 이 제품들은 에너지를 크게 절감하고 친환경적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사장은 “유기질 단열재는 화재가 날 경우 많은 유독 가스를 발생시킨다”며 “최근 발생한 국립현대미술관 화재나 과거 씨랜드 화재가 대표적인 사례”고 말했다. 그는 “반면 무기질 단열재는 이산화탄소 발생이 적어 피해를 최소화하고 친환경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제품들은 외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건자재는 통상 운송비가 많이 들어 수출품목에 오르진 않았다. 하지만 벽산은 지난해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한 후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일부 생산에 차질을 빚자 벽산에 주문을 하기 시작한 것. 이 때문에 벽산은 생산 라인 중 3분의 1을 일본 수출 전용으로 바꿨다. 김 사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일본과 중국 등을 중심으로 수출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효율·친환경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고객들은 안전(safe), 절약(save), 안락함(comfort)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들을 개발해 종합 에너지효율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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