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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그리는 지속가능한 건축
이응신 명지대학교 IT&제로에너지건축센터 교수
전 세계 에너지의 80% 이상이 화석 연료에 의존한다. 그리고 이 중 35%는
건물에서 사용된다. ‘건축물의 화석 에너지를 줄일 방법은 없을까?’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주택단지인 EZ하우스는 이 고민의 결과물이다. EZ하우스의 설비
기획부터 모니터링까지 책임진 명지대학교 IT&제로에너지건축센터 이응신
교수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 한정연 사진 이소연
에너지 소비량이 최종적으로 ‘0(Zero)’이 되는,
제로에너지주택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능한 이유는 단열 공법 중 외단열 기능을 사용한 점과 냉난방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패시브 설계 기술 그리고 태양광, 지열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는 액티브하우스 기술이 유기적으로 상호 보완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옥상과 외벽을 덮은 1,284개의 태양광 패널이 만드는 전력량은 연간 407MWh에 달해요.
1MWh는 가구당 평균 전력 소비를 기준으로 1시간 동안 약 3,226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 수준입니다. 407MWh면 1시간 동안 무려 131만여 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량인
셈이죠. 이를 통해 냉난방·급탕·환기·조명 등의 에너지를 자체 충당할 수 있어요.
많은 양의 전력이 자체 생산이 가능하다면 예전처럼 불편함은 줄었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그동안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꺼려온 것도 사실이잖아요.
저 역시 모니터링을 위해 이곳에서 4년간 지내봤기에 누구보다 제로에너지주택의 이점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로에너지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사계절 내내 일정한 실내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일반 주택과 같은 많은 냉난방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여름철에는 26~28도, 겨울에는 20~22도가 유지되는데도 겨울철 난방 사용량은 일반
주택의 4분의 1수준이죠. 또 열 회수형 환기장치가 24시간 가동되어 최적의 산소 포화도가
유지돼요. 창문을 열지 않아도 신선한 바깥공기를 내부로 지속적으로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실내 공기 질이 일반적인 집보다 훨씬 우수한 것도 장점이에요.